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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및 전공지식

하이테크 마케팅의 정의2

시장은 분석되지 않는다 머리로 느껴라

 

불연속적 혁신 제품으로 캐즘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자신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그 목표를 집중 공략, 지배적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시장진입(market-entry)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시장진입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른바 시장세분화 전략이 그것이다.먼저 가망성 있는 고객들을 분야별로 세분한다. 이어 각 분야의 장단점을 분석, 세부 분야의 매력을 도출한다. 그 다음 선택할 분야를 몇 가지로 압축한 다음, 틈새시장 규모와 성장률, 유통망 확보의 용이성, 사업다각화 가능성, 경쟁자들의 대응 정도 등을 평가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를 최종 선택해 사업을 전개한다.말로는 참으로 쉬울 것 같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실행이 그토록 어려울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장세분화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지식이 없어서가 아니다.

빈약한 자료를 기반으로 위험 부담이 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는 자신감의 결여에서 기인하는 것이다.*가지 않은 길캐즘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시도이다. 의사결정을 잘못하면 회사 자산의 상당부분, 아니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유용한 정보가 없거나 효율가치가 별로 없는 정보에 근거해 중요한 마케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그 때에는 아직 어떤 세분 분야에서도 자리를 굳건히 하지 못한 상황이며 당연히 그 분야에 대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 시장에 불연속적 혁신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못했다. 자사가 진입하고자 하는 시장 역시 자사 제품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물론 전에 그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 즉 선각수용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시장(주류시장) 사람들과는 사이코그래픽상 너무도 다른 사람들이다.시장 세분화에 대한 실례를 보면 십중팔구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기존시장'에서 시장점유율 문제에 대해 행해졌다. 즉 판단하기 충분한 데이터가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정보를 정확하게 판독할 수 없을 때 그리고 확보하려는 비슷한 유형의 기존 고객들과 의미 있는 면담이나 설문조사조차 할 수 없을 때 일을 꾸려나갈 방법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본인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신규시장 예측통계의 허상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통계정보에 의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는 주지하다시피 세계 3대 거짓말 중 하나가 아닌가. 수많은 마케팅 정보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종류의 거짓말이 있음을 밝힐 필요가 있다. 마치 만드는 과정을 보고 나면 두 번 다시 먹고 싶지 않은 통조림과도 같다.시장규모 예측과 관련된 통계치는 공식력 있는 회사에서 나온 것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밝고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하지만 이는 얼마나 많은 가정과 전제를 두고 있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통계치가 언론에 인용되면서 기정사실이 되어 버린다. 모든 사람들이 이 숫자가 실제적인 수치라고 믿는다. 기업들은 이내 그 수치를 경영에 활용하기 시작한다. 2001년 시장규모는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약 이 시장의 5%만이라도 점유한다면뀛 이런 식이다. 이는 빈약한 자료에 근거한 의사결정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이다.*정보에 입각한 직감이런 상황에서 강구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료부족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상황에 맞는 자료수집에 적극 나섬으로써 이런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다. 결코 자료부족 상태가 금방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분석적인 논리보다는 '정보에 입각한 직감(informed intuition)'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도구임을 기억하라.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수단은 실행해야 할 주요 사안을 준비하거나 검토할 때에는 꽤 쓸모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결정적 순간에 요구되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직감이다. 요컨대 정보에 입각한 직감이 작동되는 방법, 즉 직감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직감에 의한 의사결정은 분리 추출이 가능한 고차원의 이미지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몇 가지 데이터 조각들-좀더 폭넓고 복잡한 현실세계를 나타내는 원형(原型 Archetype)-에 의해 이뤄진다.이 이미지는 사람의 머리 속에 담긴 수많은 자료 중에서 머리에 막 떠올라 거침 없이 튀어나오는 것들을 말한다. 예컨대 문학작품 속의 햄릿이나 히드클리프를 생각하면 인간성의 한 단면이 떠오를 듯 마케팅에서도 표적고객-대중가수에 열광하는 10대 소녀를 상상해보라-에게는 각각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만약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의사결정을 굳이 내리려 서두르지 말라. 그런 것들은 가치가 없다. "오직 기억할 수 있는 이미지로 일을 하라."는 말을 명심하라.

 

표적고객을 특성화 하라

 

표적고객들은 나름대로 공통된 이미지, 즉 전형(典型 Stereotype)을 갖고 있다. 이는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사람들에게 특정 이미지가 각인되는 과정을 '특성화(Characterization)'라고 한다. 특성화는 시장에서 이들 사람들(그룹)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가, 즉 시장행태(Market Behavior)로 나타난다.처녀 같은 아줌마, 소위 미시족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옷을 살 때 메이커나 브랜드를 중시한다. 식사를 하더라도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보다는 분위기나 식당 인테리어 등을 우선 생각한다.이러한 특성을 제대로 안다면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 자명해진다. 그러나 이 정도의 이미지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아직까지는 너무도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들을 구체화하는 일, 이 작업이 바로 표적고객의 특성화이다.특성을 묘사하라마케팅 세분화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치는 것은 마케팅 목표를 고객(사용자)에 두지 않고 표적시장 또는 표적 세분시장에 맞추기 때문이다.시장이란 본래 추상적인 것이다. 때문에 일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단서를 제공하는 무엇인가를 확보해야 한다.먼저 관찰할 수 있는, 또 상상할 수 있는 여러 이미지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구매행태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일단 고객들의 특성을 마음 속에 새겨 놓으면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접근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객과 제품사용에 따른 특성은 가능한 한 많이 알고 있는 게 좋다. 고객이나 제품 사용의 특성이 20~30가지 정도로 분류된 후 추가되는 특성은 대개 기존의 특성과 유사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경험적으로 볼 때 외형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성은 보통 8~10개 정도이다.일단 표적고객으로 삼을 수 있는 집단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가 수집되면, 몇가지 기법을 활용해 이 자료들을 처리한다. 그리고 이렇게 가공된 데이터를 이용해 여러 세분시장 기회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긴다. 여기서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비록 많은 자료를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그 자료 역시 빈약한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특성화 시나리오첨단기술 제품의 경우 '하나'의 표적고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표적고객에 대해 특성화를 해야 할 것인가. 물론 아니다. 적어도 '똑 같은 방법'으로는 안 된다.다음은 표적고객 특성화의 전형적인 시나리오이다.

1. 표적고객의 신상명세서와 직무내용 설명서를 작성하라 = 사람(이름, 나이 등), 하는 일, 회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2. 고객이 어떠한 '기술자원(Technical Resources)'을 활용할 수 있는지 목록을 만들어라 = 예컨대 A씨는 집에 PC를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의 사무실에는 본사의 메인컴퓨터와 연결돼 있는 몇 대의 IBM PC가 있다. 이 경우 A씨는 PC와 모뎀, 프린터 등을 기술자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3. 고객이 신제품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추출하라 = 고객이 일상 활동에서 신제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4. 고객이 현재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을 구체화하라 = 고객이 현재 사용하는 제품에 갖는 불만은 자연스럽게 신제품 구입 동기가 된다.

5. 고객이 신제품을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 신제품 사용이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구매충동의 동기기업은 자사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 신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가치제안'을 중심으로 표적 세분시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이렇게 해야만 불연속적 혁신에 대한 실용주의자들의 본능적인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다. '있으면 좋다'는 정도로는 안 된다. 실용주의자는 불연속적 혁신이 가져다 줄 혼란에 대한 경계심이 너무도 강하기 때문이다.요컨대 주류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때 고객설득을 위한 가치제안은 언제나 다음과 같은 종류의 것이 될 수 있어야 한다.신제품이 소속 조직이나 직무 특성에 잘 맞고, 이미 잘 알려진 결정적인 생산요인에 대해 생산성을 높여주며, 게다가 이에 견줄만한 대안이 없다.다음은 자사 제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가치제안이 되도록 하는 세가지 원천이다.

1. 예전에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게 하는 능력, 즉 신제품이 극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하는 전략적 능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2. 기존제품의 성공요인을 보완, 생산성을 월등하게 증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3. 눈에 띄게, 그리고 입증할 수 있게, 전체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주류시장 고객에게 기업 신뢰도를 심어라

 

90년대 중반 LAN 시장의 1인자로 떠올랐던 노벨(Novell)의 예를 보자. 90년대 초만하더라도 이 회사가 주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노벨보다는 쓰리컴(3Com) 쪽이 승산이 높았다. 쓰리컴은 제품중심의 가치 측면에서 한 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시장 중심의 가치 측면에서는 두 회사 사이에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노벨의 차별화 전략이러한 상황에서 노벨은 다음과 같은 가치제안으로 경쟁사에 맞서 자신을 포지셔닝(positioning)해 나갔다.

1. 업계 표준인 IBM PC 구조에서만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2. 통신망 프로토콜(protocol: 컴퓨터시스템 사이의 정보교환을 관리하는 규칙의 집합. 국제표준화 기구에서 표준 프로토콜은 7계층으로 구분된다)의 처음 2계층을 포함, 지원함으로써 고객들이 다양한 물리적 연결조건을 수용할 수 있게 한다.

3. 판매망에 자사가 인정하는 교육훈련제도인 '골드표준 제도'를 도입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설치와 지원 서비스를 전개한다.

이와 같은 결정은 노벨의 기존 입지, 즉 제품 중심의 가치 포지셔닝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정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여러 하드웨어 플랫폼을 지원하는 범용성을 부가할 경우 성능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류시장 고객들은 기능이나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신뢰성이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시스템이 약간의 고장이나 장애가 발생해도 커다란 부담으로 느낀다. 노벨은 업계 표준인 IBM PC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설치와 지원을 쉽게 했다. 또 판매업체를 훈련시키기도 용이해 주류 고객의 유지보수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덕분에 가격 측면에서도 노벨의 제품이 더 싼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노벨은 IBM이나 쓰리컴과는 달리 하드웨어를 놓고 경쟁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미 주류시장에서 최고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컴팩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이에 편승 LAN의 운영체계(OS) 표준으로 인정받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가치제안 요소들이 노벨을 쓰리컴이나 IBM과는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몫을 했다. 경쟁 대상을 만들어라주류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먼저 경쟁대상을 만들어야 한다. 실용주의자들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보지 않고는 제품을 구입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대상을 만드는 작업은 실용주의적 구매자에게 어느 정도 신뢰가 확립돼 있는 구매영역 안에 제품을 들여놓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영역은 고객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채워져 있어야 한다. 이미 실용주의자들에게 친숙한 제품들이라면 더더욱 좋다. 여기서의 목표는 자사 제품을 의문의 여지가 없을 만큼 최상의 선호제품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경쟁 포지셔닝 나침반하이테크마케팅에는 기술, 제품, 시장, 그리고 회사라는 4개의 가치영역이 있다. 제품이 기술수용주기를 따라 변하면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영역도 변하게 된다. 의사결정이 기술애호가와 선각수용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초기시장에서는 주요 가치영역이 기술과 제품이 된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실용주의자와 보수주의자에 의해 주도되는 주류시장에서는 시장과 기업으로 바뀐다. 이렇게 볼 때 캐즘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제품중심의 가치에서 시장중심의 가치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경쟁 포지셔닝 나침반(the competitive positioning compass)' 모델은 기술수용주기의 어느 시점에서나 목표 고객의 가치 구성과 가장 합리적인 경쟁대상이 무엇인지 밝혀주고 있다. 나침반의 수평축은 첨단기술과 관련된 구매자의 관심과 이해정도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초기시장은 시장에서의 평판이나 회사 규모보다는 기술과 제품 자체에 관심이 큰 전문가들이 주도하지만 주류시장은 시장선도력과 회사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일반인들의 몫이다.수직축은 회의주의 성향에서부터 적극적인 지원까지 제시된 가치 제안에 대한 구매자의 태도를 나타낸다. 시장은 회의주의적 상태에서 시작해 지원 상태로 옮겨간다.회의론자를 넘어첨단기술에 있어서는 초기시장과 주류시장 개발이라는 두 가지 '자연적인' 마케팅 리듬이 있다. 기술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보여주고 그것을 제품에 대한 신뢰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기업은 초기시장을 개발한다. 그리고는 그 제품의 시장선도력을 기업에 대한 신뢰로 전환시킴으로써 주류시장을 개발하고자 한다.이와는 반대로 캐즘 이행은 부자연적인 리듬을 나타낸다. 캐즘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선각수용자들이 지원하는 환경에서 실용주의자인 전기다수수용자들의 회의적 환경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는 제품중심의 우호적인 환경에서 시장 중심의 낯선 환경으로, 그리고 마음이 통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친근한 관중에서 냉담한 관중 속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회의적인 실용주의자(나침반의 우측 하단)들을 획득하고자 한다면 경쟁은 시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요컨대 마케팅의 핵심을 제품 중심의 가치를 알리는 것보다는 시장 중심의 가치를 알리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기 쉽게 하라

 

90년대 초 CD롬은 캐즘을 뛰어넘기에는 이른 시기였다. 이 때 CD롬은 무엇을 경쟁대상으로 삼아야 했을까.어느 시장에서 싸울 것인가최소한 4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1. 경쟁대상을 자기디스크드라이브(Magnetic Disk Drive)로 삼고 고객지원이나 판매용 카탈로그에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CD롬이 자기디스크 드라이브에 비해 적은 부피로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자기디스크 드라이브 공급자는 정착된 완전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용을 지속적으로 절감할 수 있으며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 예상 = 정말로 극심한 한판 승부가 예상되나. 특히 응용제품이 가격에 민감하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곳에 초기에 집중한다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파산하고 말 것이다.2. 엔지니어링과 제조상의 문서관리에 많이 쓰이는 미니컴퓨터와 메인프레임을 경쟁대상으로 삼을 경우전산환경 전반에 걸쳐 다운사이징이 이뤄지는 경향은 경쟁대상을 선택하는 모든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예상 = 이 경쟁대상을 추구하면 최소한 몇몇 시장, 아마도 문서관리와 문서변경관리가 핵심적 성공요인인 고도로 통제된 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3. 경쟁대상으로 마이크로피시(Microfiche: 컴퓨터 출력물을 필름에 담는 매체) 분야를 택하는 경우보다 구체적으로는 복잡한 데이터 검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검색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출력물에 영상을 추가함으로써 더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응용분야를 말한다.* 예상 = 이는 저가의 전용 CD롬 판독 검색시스템에 대한 주류시장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시장은 비용에 민감한 만큼 다른 주류시장에서 성공한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다.4. 오락과 교육분야에서 VCR과 비디오테이프를 경쟁대상으로 하는 경우여기서 가장 큰 과제는 생산비용을 낮출 만큼 충분히 판매할 수 있도록 각종 타이틀을 많이 내놓고 질을 높여 기대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상 = 오락업계에 의해 많이 추진될 법한 분야. 컴퓨터 업계로서는 이것이 막다른 길일 것이다.이상과 같은 시나리오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하나는 캐즘을 뛰어넘는 시점에서 경쟁대상을 만드는 것은 '제품의 수명주기 동안에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결정'이라는 점이다.다른 하나는 성공을 보장해주는 예상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팔기 쉽게'인가 '사기 쉽게' 인가경쟁대상을 정의하는 것은 포지셔닝(Positioning)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이다.포지셔닝은 하이테크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그러나 다음 원칙을 잊지 않고 따른다면 포지셔닝 과정에서의 큰 실수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1. 포지셔닝은 동사(verb)가 아니라 명사(noun)이다.포지셔닝은 어떤 회사나 제품을 연상시키는 하나의 특징으로 가장 잘 이해되는 것이다.2. 포지셔닝은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이다.이는 구매자의 최종선택 뿐 아니라 그 선택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대안을 평가하는 방식까지 결정한다.3. 포지셔닝은 말에 있지 않고 사람들의 머리 속에 존재한다.광고 문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머리 속에 실재하는 말로 그 포지션의 틀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4. 사람들은 대단히 보수적이고 포지셔닝에 있어서의 변화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일반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포지셔닝 전략을 가장 적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대부분의 사람이 포지셔닝을 제품을 좀 더 팔기 쉽게 만드는 방법 정도로 여긴다. 그러나 올바른 목표는 고객들이 제품을 좀 더 쉽게 사게끔 만드는 것이다. 요컨대 포지셔닝 성공의 열쇠는 '사기 쉽게' 만드는데 있다.

 

포지셔닝은 4단계로 구성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정의된다.1단계 제안(claim)기본적인 포지션 선언문, 다시 말해 기존의 표적 세분시장 내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시장 선도력을 확보한다는 제안을 한두마디로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2단계 증거(evidence)만약 제안이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시장선도력을 확보한다는 제안은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삼는 어떤 주장도 비논리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3단계 의사전달(communication)제안과 증거로 무장하고 난 뒤 표적 고객에게 올바른 미래상을 담은 메시지를 적정한 순서로 전달하는 것이다.4단계 피드백과 조정(adjustment)전반전을 마친 축구감독이 후반전을 맞아 경기 운영 계획을 바꾸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쟁자들은 초기 포지셔닝 시도에서 오류를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담당자도 일단 포지셔닝이 경쟁자에게 노출되면 마케팅 계획을 즉각적으로 수정 대응해야 한다.포지셔닝은 일과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의사소통 과정이다.이는 제품의 수명기간 동안에 마케팅 담당자들이 똑 같은 표적 고객들을 상대로 의사소통을 거듭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객을 한번 감탄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끈끈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30초 이내에 끝내라

 

포지셔닝이 동적(動的)인 의미로 쓰일 때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Marcom= Marketing+Communication)의 제안, 증거, 의사전달, 고객반응과 조정이라는 4단계로 정의된다.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제안이다. 아이디어가 없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개는 짧은 시간 내에 적절히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시험을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 30초 이내에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가', 이것이 제안의 핵심이다.엘리베이터 시험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투자가능성을 시험할 때 흔히 이 방법을 사용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다.* 제안이 무엇이든 구전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라는 것은 사고의 단위가 기껏해야 한 두 문장에 불과하다. 그 범위를 넘어서면 사람들은 머리 속에 새겨두지 못한다.* 마케팅 메시지는 방향감각을 잃은 채 중구난방이 되고 만다= 소책자, 제안서, 또는 광고문안을 쓸 때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제안을 뽑아낼 것이다. 그렇게 포지셔닝의 변종(變種)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변종이 어떤 것이든 본래의 메시지를 강화하지는 못한다.* 연구 개발도 방향감각을 잃어 자원이 여기저기 분산될 것이다= 제품 개발과 제품 마케팅은 수많은 방법 가운데 어떤 것이라도 선택될 수 있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경험 있는 사람에게는 자금을 조달 받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엘리베이터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포지셔닝 선언문 도우미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엘리베이터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가.비교우위를 확보할 표적세분시장, 그리고 표적세분시장을 주도하는데 이용할 가치제안을 바탕으로 포지셔닝을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그 후 경쟁대상과 구매결정을 기업의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는 독특한 차별화 내용을 담아야 한다.포지셔닝 선언문의 도우미는 다음과 같다.?(필요한 기회 제언)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이점: 구매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필수요인) ?(제품/기업명)(제품/기업영역)?(주경쟁자)와 다르게 ?우리 제품/기업은 (주요 차별성 강조)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IBM컴퓨터 호환제품을 생산하는 암달(Amdahl)이 히타치데이터시스템(Hitachi Data System)과 경쟁관계에 있다고 가정하자. 엘리베이터 메시지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비용절감을 바라고) IBM 메인프레임 전산센터를 운영하는 ?(포천 선정 500대기업)을 위하여 ?(성능면에서 동급의 IBM 기종과 맞먹거나 능가하고, 가격면에서도 월등히 저렴한) ?(암달)(IBM 메인프레임 호환기종)을 공급합니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과는 다르게 ?(우리는 20년 넘게 똑 같은 서비스 지원조직으로 우리 제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이 '무엇을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하느냐'이라는 점이다. 경쟁차별화에 있어서 암달이 수많은 차별화 요인 중에서 '서비스지원 조직의 안정성'을 선택한 점에 주목하라.좀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몇가지 다른 차별성을 강조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서의 대답은 'Never'이다. 차별성을 분산하는 것은 대부분의 포지셔닝 노력을 수포로 만든다.머리 속의 새로운 공간포지셔닝 목적은 표적 고객의 머리 속에 새로운 공간을 생성하고 그 공간에 자사 혹은 자사 제품의 이미지를 채우는 것이다. 제품을 사기 쉽게 만드는 것은 곧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사기 쉽게' 만들면 '팔기 쉽다'.예컨대 메르세데스 벤츠(최고급, 보수적), BMW(성공, 여피족), 캐딜락(미국의 최고급품, 진부함), 렉서스(무대의 신인배우) 등을 생각해 보라.만일 새로이 생성된 공간을 회사 스스로 단일하고 단순화된 속성으로 채워 나가지 않으면 시장이 그 곳을 채워버릴 것이다.제안에 대해 한가지 더 지적할 것이 있다. 포지션 선언은 광고문안이 아니라는 것이다.포지션 선언문의 기능은 광고를 통제하는 것이며, 아무리 창조적이라고 하더라도 광고는 여전히 전략선상에서 움직이는 전술일 뿐이다.증거의 종류

 

하이테크마케팅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요령을 막 터득하는 순간 그것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만다는 점은 아닐까. 이는 증거를 제출하는 것처럼 단순한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증거의 종류도 기술수용주기 과정에 따라 진척된다. 이는 경쟁포지셔닝 나침반의 구조 안에서 요약될 수 있다.시장은 기술애호가에서 선각수용자, 실용주의자, 보수주의자로 이동한다. 그 시점에 따라 고객 성향에 맞게 포지셔닝의 증거 제시 역시 기술과 제품에서 시장과 회사로 무게중심이 바뀌어야 한다.예컨대 초기시장에서는 기술과 제품을 강조해야겠지만, 주류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과 회사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계속: 캐즘을 넘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캐즘 이후 기업의 목표는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캐즘 이전의 조직에 요구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초기시장을 형성하는 대가는 기술, 서비스, 아이디어 등을 합쳐 생산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시키고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검증하는 것이다. 초기시장은 요컨대 수요를 측정하는 잣대일 뿐 수익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 또 그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죽음의 계곡

 

초기시장에 제품을 내놓은 기업들은 돈을 버는데 집중하도록 강요 당하지 않는다. 또 기업들 스스로도 돈을 버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이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경영이론은 이익 실현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익실현의 동기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금전적인 약속'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은 그 약속의 결과를 미리 생각해 보지도, 또 그렇게 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 금전적인 약속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것은 '하키 스틱 모양의 매출 성장 전망'이다.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하이테크 시장개발 모델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이 모델은 특히 전통적으로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의 지지를 받았다. 벤처기업들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 모델을 많이 이용했다. 현재는 (매출이) 보잘 것 없지만 멀지 않아 매출이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고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엄청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에 실제로 나타나는 매출성장은 하키 스틱 보다는 계단모양에 가깝다.초기시장 뒤에는 성장이 느려지거나 거의 없는 시기, 즉 캐즘이 뒤따르고 그 뒤에는 두 번째의 고속성장 단계가 뒤따른다. 하지만 캐즘을 넘지 못하면 두 번째의 고속성장 단계는 없다. 일부 투자자들이 캐즘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벤처 캐피탈리스트의 구실모든 투자는 일정 시간 내에 경쟁을 뚫고 성공할 가능성에 거는 일종의 '내기'와도 같다. 캐즘 모델은 시간, 성취, 경쟁 같은 변수들을 다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킨다.투자가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긴급한 의문은 '캐즘의 폭이 얼마나 넓은가' 하는 것이다. 이를 투자 용어로 바꿔 말한다면 '주류시장에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이익 환수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라고 할 수 있다.캐즘 모델에 의하면 완전완비제품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주류시장이 절대로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완전완비제품이 자리를 잡으면 주류시장은 아주 빠르게 발달한다. 또 필연적인 것은 아니지만 완전완비제품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 온 회사를 중심으로 주류시장이 발달한다.주류시장에 완전완비제품을 진입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있을까? 대답은 '가능하다' 이다. 표적고객과 그들의 구매이유를 알아냄으로써, 또 완전완비제품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들을 분석함으로써 완전완비제품을 통한 주류시장의 진입기간을 산출할 수 있다.다음의 문제는 주류시장의 크기이다. 주류시장은 가치제안(구매이유)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완전완비제품이 충족시켜줄 수 있을 만큼만 성장한다. 다시 말해 시장이 나뉘는 것은 가치제안이나 완전완비제품 가운데 하나가 이행되지 않는 지점에서 설정된다는 것이다.동맹군, 경쟁, 포지셔닝, 유통 그리고 가격결정 따위의 시장 생성 요소들은 시장의 크기보다는 시장 침투율에 더욱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들이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고객 회사들로 하여금 캐즘 뛰어넘기를 그들 사업계획의 일부로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다.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시장 특징 뿐만 아니라 공격 시점의 특정 표적고객들을 보라고 요구하라. 또 이들의 가치제안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될 때까지 좀더 세련되게 유도하고 그 가치제안에 대한 표적고객들이 얼마나 있는지 테스트하는데 그 제안을 이용하게 하라.그들에게 완전완비제품을 정의하도록 하고, 이들이 올바른 협력자, 동맹군들과 관계를 맺도록 도움을 줘라. 그리고 다시 한번 그 결과를 이용해 시장규모에 대한 가설들을 시험해 보라. 경쟁 대상 만들기와 포지셔닝에 대해서는 조그만 물고기들을 너무 빨리 큰 연못으로 몰고가지 않도록 주의하라.이러한 작업은 틀림 없이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 경쟁적 이익을 주는 것은 물론 벤처기업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시리즈를 마치며지금까지 13회에 걸쳐 하이테크마케팅 칼럼을 연재했다. 이 시리즈는 지난 1997년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경제에 연재된 같은 제목의 칼럼들을 수정한 것이다. 이 칼럼 후속편에 해당되는 동일한 제목의 칼럼이 현재 매일경제신문 벤처 섹션에 연재되고 있다.독자들은 이 칼럼과 함께 조프리 무어 박사의 저서 '벤처 마케팅'(세종서적, 유승삼 역)과 존 네샤임 교수의 저서 '벤처창사 AtoZ'(한경PC라인, 유승삼 박봉권 김영태 역) 등을 참고하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또한 올 연말에 발간될 '벤처마케팅-초고속성장의 돌풍 만들기'(세종서적, 유승삼 김영태 역)에서도 현실을 넘어 보다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